[눈물나무]

농촌마을 희망 불어넣는 ‘상록수교회’

푸른은총 2010. 5. 8. 21:05

농촌마을 희망 불어넣는 ‘상록수교회’
상주 부곡교회 개척이야기
의료·이미용 봉사 등 농촌 섬겨 … 푸른 복지관 설립 비전
[727호] 2009년 10월 31일 (토) 황승영 기자 windvoic@hanmail.net

   

▲부곡교회 미용사역 모습

경북 상주 공검저수지를 지나 시골길을 따라가면 듬성듬성한 시골 마을 사이에 부곡교회(류경혜 전도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 상주시 공검면 부곡2리에 부곡교회가 세워진 것은 지난 2002년 1월. 서울에서 심방전도사로 사역 하던 류경혜 전도사가 이곳에 교회를 개척하고 농촌 지킴이를 자처했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류 전도사는 고향마을에 교회를 꼭 세우고 싶어 귀향했지만 문중과 친척들의 반대가 너무 심해 우연히 알게 된 이곳 상주 공검면에 교회를 세우게 되었다. 당시 류 전도사의 나이는 50대 중반을 훌쩍 넘은 나이였고, 늙으신 어머니만 유일한 가족이자 신자 였다. 서울에서 줄곧 생활해왔던 여 전도사가 혼자 몸으로 농촌교회를 개척하고 목회하는 것은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마을의 주민들조차도 “여자 혼자서 뭣하러 이 먼데까지 와서 교회를 세우느냐”며 면박을 주었다.

그렇지만 개척 7년째인 현재 부곡교회에는 ‘상록수교회’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교회를 이끌고 있는 류 전도사도 농촌을 지키는 ‘눈물 나무’라는 별명을 얻은 지 꽤 오래되었다. 처음에는 집성촌 마을에서 전도하다가 생전 처음 듣는 욕을 얻어먹기 일쑤였고, 여러 차례 외면도 당해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았지만, 여 전도사의 눈물의 헌신과 사랑이 마을로 흘러들어가 굳게 닫혔던 복음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었던 류 전도사는 교회 안에서 불신자들을 기다리기보다는 교회 환경 밖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개발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우선, 동네 인근에 있는 폐교를 임대해 일종의 주민복지센터를 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회의도 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뜻이었다. 이곳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벼룩시장도 열었고, 주민과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실, 독서실도 꾸몄다. 또 체력 단련실, 컴퓨터 교육실도 운영했다.

물론 지금은 농촌의 청소년들도 줄고, 폐교가 다른 용도로 바뀌면서 주민 센터의 꿈은 잠시 접어 두었지만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의 말동무도 하고, 커피를 들고 들판을 누비며 농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특히 매달 주민 섬김의 날을 정해 지역 주민을 위한 침술의료 진료와 이미봉 봉사를 꾸준히 실시했다. 벌써 7년째다. 류 전도사의 한결같은 섬김과 사랑으로 냉담했던 주민들의 마음도 풀어지고 불신의 벽도 서서히 허물어졌다.

   

▲부곡교회 성전 모습

류 전도사는 배 수확 철인 요즘에는 거의 매일 같이 밭에서 생활한다. 거기서 성도들도 만날 수 있고, 바쁜 일손을 도우면서 전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밭으로 갈 때는 항상 빈손으로 가지 않는다. 커피는 필수이고, 고구마나 옥수수 등 새참을 들고 간다. 그녀의 승합차에는 커피와 음료수에 휴대용 버너까지 갖추고 있다.

“도시에서는 그저 내 몸만 움직이면 그만이지만 농촌에서는 뭐 하나라도 돕는 것이 예의죠.”

웬만한 농삿일도 척척 해내는 그녀는 이곳에 내려온 후 농번기에 일하는 성도들이 마음에 걸려 그 흔한 여행이나 교역자 수련회도 제대로 참석한 일이 없다. 이런 어머니 같은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거친 경상도 농촌에서 그녀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부곡교회도 류 전도사의 헌신적 사랑을 통해 30명 남짓한 성도들이 가족처럼 오순도순 지내고 있다. 사례비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하루 종일 밭일을 거들며 바쁘게 움직여도 그들이 있어 행복하고 외로운 줄 모른다고 한다.

“제 자신이 성직자답게 생활하지 않을 때 가끔 외로운 생각이 들지만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외로울 틈도 없어요. 전도할 수 있는 영혼이 있어서 농촌목회가 즐겁기만 해요.”

그래서일까 류 전도사는 목사안수 받을 생각하지 않았다. “농촌에서 효과적으로 복음만 전하면 됐지, 목사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가끔은 주민들에게 푼수 같은 짓도 해야 하고, 너스레도 떨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목사직분을 가지면 불편하고, 주민들과 거리가 멀어질까봐 내심 걱정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부곡교회의 꿈은 이곳 공검면에 푸른 복지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 꿈을 위해 부곡교회는 매일 밤 푸른 기도회와 푸른 사랑방 모임 등을 통해 짙은 녹색 신앙을 더욱 가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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