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 나무]

[스크랩] EM 쓰면 돼지 똥도 버릴 게 없어요

푸른은총 2007. 7. 16. 13:50
“EM 쓰면 돼지똥도 버릴 게 없어요”
충북 진천 무항생제 축산농, EM으로 발효시킨 사료 먹이고 분뇨도 비료로 재활용
진천=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톱밥 축사에서 사육되고 있는 무항생제 돼지들.

축산은 불가피하게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가축 분뇨는 하천을 더럽히고 축산 농가 주변에는 악취가 진동하게 마련이다.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보이는 축산물 비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국내산 축산물의 항생제 내성 실태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환경오염 제로’에 도전하는 축산인들이 있어 화제다. 이들은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유용미생물(EM·Effective Microorganisms, 주간동아 531호 참조)을 활용해 냄새 발생도 대폭 줄였다. 가축 분뇨는 유용미생물로 발효시켜 유기퇴비로 만든다. 말 그대로 버리는 것도, 오염시키는 것도 없는 ‘자원순환형 축산’이다.

자원순환형 축산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5월25일 충북 진천에 있는 이욱희(41) 씨의 돼지사육농장을 찾았다. 이 씨는 2004년 충북 바이오농업 대상을 받았고, 올해 신지식농업인으로 뽑힌 차세대 농업인이다.

95년부터 항생제 중단하고 사육환경 개선

이욱희 씨가 자원순환형 축산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면서부터다. 그는 2003년에는 국내 최초로 무항생제 돼지를 출하하는 데 성공했다. 번식률은 마리당 20마리, 폐사율 2.2%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일반 돼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04년에는 축산물종합·위해요소제거관리체계(HACCP) 인증을 받았다. HACCP란 축산물 생산 및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해(危害) 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종합관리체계를 말한다.

“충북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양돈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의 축산기술이란 ‘질병이 오기 전에 어떤 항생제를 사용하느냐’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약을 써도 효과가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1000두 중 200두가 죽어나간 적도 있었죠.”

항생제에 의존한 축산에 한계를 느낀 이 씨는 95년부터 항생제를 아예 사용하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벌침을 연구해 벌침이 돼지의 관절염과 염증에 효과가 있고 면역력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육 환경도 바꿨다.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환경에서 돼지 또한 건강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루 두세 번씩 하던 소독을 중단했다. 외부 공기가 축사 안으로 24시간 드나들 수 있도록 환기시설도 새로 만들었다.

2002년 제주EM환경센터를 통해 알게 된 유용미생물의 존재는 이 씨가 염원하던 ‘돈분 비료화’의 해결책이 됐다. 돼지에게 유용미생물로 발효시킨 사료를 먹이고 돈분에도 유용미생물 발효액을 섞었더니 발효가 훨씬 잘 일어났던 것. 돈분이 부패되는 일도 없어졌다.

“현미경으로 보면 항생제를 먹인 돼지고기보다 우리 농장에서 나온 돼지똥에 유기물이 훨씬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미 ‘똥’이 아니에요. 환경도 살리고 농산물도 더욱 건강하게 하는 값진 보물입니다.”

이 씨의 아버지 이상호(65) 씨는 아들 농장의 바로 옆에서 벼농사를 짓는다. 아버지는 7년 전부터 화학비료와 농약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아들 농장에서 나온 돈분으로 만든 유용미생물 액비(液肥)만을 비료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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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형’ 축산과 농업에 도전하는 이양희, 이욱희, 이상호 부자.

“우리 논에 지렁이가 많아졌어. 유기물이 많다는 증거지. 농약을 안 쓰는데도 벼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 처음에는 돼지똥에 대해 반신반의했는데, 아들 말을 듣기 참 잘했지(웃음).”(이상호 씨)

이 씨 농장에서 2500여 마리의 돼지가 살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역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 씨의 농장 일을 돕고 있는 동생 이양희(37) 씨는 농장 뒤편을 가리켰다. 레미콘 공장이 보였다. 예전에는 공장 직원들이 악취가 심하게 난다며 항의 전화를 걸어오곤 했다. 하지만 축사 환경을 개선하고 유용미생물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항의 전화가 전혀 없다고 한다.

무항생제 돼지를 보여달라고 하자 이양희 씨는 손사래를 쳤다.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의 출입은 절대 금지라는 것. 바깥출입이 잦은 이욱희 씨도 동생의 허가를 얻어야 축사 출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외부인의 경우 제가 지정한 숙소에서 이틀간 머물러야만 사육장 출입이 가능합니다. 혹시 모를 병균 전염에 대비하기 위함이죠.”

채소농가들이 돈분 5t에 10만원씩 사가

무항생제 돼지는 이웃 농가인 문백면 계산리의 심우진(50) 씨 농가에서 볼 수 있었다. 충북 지역에는 이욱희 씨의 기술 이전 노력으로 모두 9개 농가가 무항생제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20개 농가는 무항생제 돼지 출하를 준비 중에 있다.

심 씨의 농가도 그중 하나. 그는 ‘오픈형’ 톱밥 축사에서 돼지를 기르고 있었다. 축사 바닥에 유용미생물 발효액과 섞은 톱밥을 깔아줘 돼지들이 안락하게 지내도록 하는 것. 심 씨는 유용미생물의 장점을 두 가지로 꼽았다. 유해한 균들이 자취를 감추는 등 환경이 안정되고, 자가배양해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심 씨는 “무슨 작용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용미생물 발효액을 뿌려주면 톱밥에서 은은한 소나무 향이 오래 지속된다”고 했다.

“파리가 유용미생물 냄새를 싫어하는 듯 합니다. 유용미생물을 축사 곳곳에 뿌려주면 파리가 그다지 꼬이지 않거든요.”

심 씨 농장에서 나오는 돈분 또한 버려지는 것이 조금도 없다. 유기질이 풍부한 비료로 소문난 덕분이다. 한쪽에 모아 쌓아놓으면 대전 인근에서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농부들이 트럭을 몰고 와 5t에 10만원씩 주고 싣고 간다.

항생제 돼지와 무항생제 돼지 비교해보니…
무항생제 돼지가 내성률 훨씬 낮아


갓 태어난 돼지새끼에게서도 항생제 내성이 나타난다. 어미로부터 내성을 물려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항생제를 전혀 투약하지 않은 무항생제 축산물의 항생제 내성률은 일반 돼지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일까? 과연 내성률이 현저히 낮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미생물과는 지난해 연말부터 이욱희 씨를 비롯한 충북 지역 무항생제 축산 농가들이 생산하는 축산물과 일반 축산물의 항생제 내성률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실험이 이뤄졌는데, 이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곽효선 연구관은 “정확한 데이터는 연말에 나올 예정이지만, 지금까지 무항생제 축산물의 내성률이 일반 축산물에 비해 훨씬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무항생제 축산물 입증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가 무항생제 축산물임을 인증해주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것.

출처 : 농촌사랑목회자모임
글쓴이 : 농촌사랑목회모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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