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EM 쓰면 돼지 똥도 버릴 게 없어요
“EM 쓰면 돼지똥도 버릴 게 없어요” |
충북 진천 무항생제 축산농, EM으로 발효시킨 사료 먹이고 분뇨도 비료로 재활용 |
진천=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
축산은 불가피하게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가축 분뇨는 하천을 더럽히고 축산 농가 주변에는 악취가 진동하게 마련이다.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보이는 축산물 비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국내산 축산물의 항생제 내성 실태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환경오염 제로’에 도전하는 축산인들이 있어 화제다. 이들은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유용미생물(EM·Effective Microorganisms, 주간동아 531호 참조)을 활용해 냄새 발생도 대폭 줄였다. 가축 분뇨는 유용미생물로 발효시켜 유기퇴비로 만든다. 말 그대로 버리는 것도, 오염시키는 것도 없는 ‘자원순환형 축산’이다. 자원순환형 축산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5월25일 충북 진천에 있는 이욱희(41) 씨의 돼지사육농장을 찾았다. 이 씨는 2004년 충북 바이오농업 대상을 받았고, 올해 신지식농업인으로 뽑힌 차세대 농업인이다. 95년부터 항생제 중단하고 사육환경 개선 이욱희 씨가 자원순환형 축산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면서부터다. 그는 2003년에는 국내 최초로 무항생제 돼지를 출하하는 데 성공했다. 번식률은 마리당 20마리, 폐사율 2.2%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일반 돼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04년에는 축산물종합·위해요소제거관리체계(HACCP) 인증을 받았다. HACCP란 축산물 생산 및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해(危害) 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종합관리체계를 말한다. “충북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양돈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의 축산기술이란 ‘질병이 오기 전에 어떤 항생제를 사용하느냐’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약을 써도 효과가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1000두 중 200두가 죽어나간 적도 있었죠.” 항생제에 의존한 축산에 한계를 느낀 이 씨는 95년부터 항생제를 아예 사용하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벌침을 연구해 벌침이 돼지의 관절염과 염증에 효과가 있고 면역력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육 환경도 바꿨다.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환경에서 돼지 또한 건강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루 두세 번씩 하던 소독을 중단했다. 외부 공기가 축사 안으로 24시간 드나들 수 있도록 환기시설도 새로 만들었다. 2002년 제주EM환경센터를 통해 알게 된 유용미생물의 존재는 이 씨가 염원하던 ‘돈분 비료화’의 해결책이 됐다. 돼지에게 유용미생물로 발효시킨 사료를 먹이고 돈분에도 유용미생물 발효액을 섞었더니 발효가 훨씬 잘 일어났던 것. 돈분이 부패되는 일도 없어졌다. “현미경으로 보면 항생제를 먹인 돼지고기보다 우리 농장에서 나온 돼지똥에 유기물이 훨씬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미 ‘똥’이 아니에요. 환경도 살리고 농산물도 더욱 건강하게 하는 값진 보물입니다.” 이 씨의 아버지 이상호(65) 씨는 아들 농장의 바로 옆에서 벼농사를 짓는다. 아버지는 7년 전부터 화학비료와 농약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아들 농장에서 나온 돈분으로 만든 유용미생물 액비(液肥)만을 비료로 사용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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